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의외로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쌀이었다. 한국에서는 쌀맛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베트남에서는 종류에 따라 향과 식감 차이가 꽤 뚜렷하게 느껴졌다. 같은 흰쌀인데도 어떤 쌀은 자스민 향처럼 은은한 향이 나고, 어떤 쌀은 훨씬 부드러운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베트남에서는 쌀 브랜드와 품종 이야기가 정말 자주 나온다. 한국에서는 보통 “햅쌀”, “신동진”, “고시히카리” 정도를 이야기한다면, 베트남에서는 ST24, ST25 같은 이름을 자주 듣게 된다. 처음에는 무슨 암호 같았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고급 품종이었다. 살다 보니 단순히 “쌀”이 아니라 어떤 요리에 어떤 쌀이 어울리는지,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오늘은 베트남 생활 중 직접 느꼈던 베트남 쌀 이야기와 함께, ST24·ST25에 대한 특징까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향과 식감 차이가 뚜렷한 베트남 쌀 종류
베트남 쌀은 한국쌀과 비교했을 때 길쭉한 형태의 장립종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처음 먹으면 “볶음밥용 쌀 같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한국쌀처럼 찰지고 끈기 있는 식감보다는, 알이 비교적 분리되고 가볍게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다. 베트남 현지 식당에서 먹는 볶음밥이나 덮밥류가 유독 가볍고 잘 넘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이런 쌀 특성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많이 접하는 것이 자스민 계열 쌀이다. 밥을 하면 은은하게 고소한 향이 올라오는데, 처음에는 낯설다가도 익숙해지면 오히려 이 향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가 그렇다.
반면 한국 사람 입맛에는 너무 푸슬푸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현지에 오래 거주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쌀과 베트남쌀을 섞어 먹는 경우도 꽤 많다. 실제로 7:3 정도 비율로 섞으면 한국쌀 특유의 찰기와 베트남쌀의 가벼운 식감이 적당히 조화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또한 베트남은 지역별로 쌀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향이 강한 쌀이 많고, 북부에서는 조금 더 담백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같은 베트남쌀이라도 브랜드와 품종에 따라 맛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량으로 여러 종류를 먹어보는 편이 실패 확률이 적다.
한국인 사이에서도 인기 많은 ST24·ST25 고급 쌀
베트남 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바로 ST24와 ST25이다. ST25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실제로 세계 쌀 대회에서 여러 차례 ‘세계 최고의 쌀(World’s Best Rice)’로 선정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꽤 자부심이 큰 품종이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베트남 쌀인데 의외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리고 ST24 또한 ST25 이전부터 국제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유명해진 품종으로, 둘 다 베트남 고급 향미쌀로 자주 언급된다. 현지 마트에서도 자주 보이고,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도 추천 글이 꽤 많은 품종이다. ST25는 베트남에서 개발된 고급 향미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밥을 지으면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식감도 일반 장립종보다 부드러운 편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비교적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다. 완전히 한국쌀처럼 찰지지는 않지만, 너무 푸슬거리지도 않아서 “베트남쌀 입문용”처럼 추천되는 경우가 많다.
ST24 역시 비슷하게 인기가 높다. 두 품종 모두 향이 좋고 밥맛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ST25가 조금 더 부드럽고 풍미가 진하게 느껴졌다. 반면 ST24는 상대적으로 담백하고 깔끔하게 느껴진다는 후기도 종종 보인다. 다만 브랜드별 품질 차이가 꽤 있는 편이라 같은 ST25라도 맛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정품 로고나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하라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실제로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는 제품들도 있다고 한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베트남에서는 ST25를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 생필품이 아니라 “좋은 쌀”이라는 인식이 꽤 강해서 명절이나 방문 선물처럼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야끼바리쌀 활용 경험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쌀 중 하나가 바로 야끼바리쌀이다. 처음 이름만 들었을 때는 일본 품종인가 싶었는데, 실제로는 한국쌀과 비교적 비슷한 식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쌀로 알려져 있었다. 베트남 현지 마트나 한국 식자재 마트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일반적인 베트남 장립종보다 알이 조금 짧고 찰기가 있는 편이라 한국인 입맛에 상대적으로 익숙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현지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완전 한국쌀은 아니지만 가장 무난하게 먹기 좋은 쌀”처럼 추천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실제로 일반 자스민쌀은 볶음밥에는 잘 어울리지만 김밥이나 국밥처럼 찰기가 필요한 음식에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반면 야끼바리쌀은 어느 정도 점성이 있어서 집밥 느낌이 비교적 잘 살아나는 편이었다. 그래서 베트남에 오래 거주하는 한국인들 중에는 야끼바리쌀만 단독으로 먹거나, 한국쌀과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야끼바리쌀도 브랜드별 차이가 꽤 있다는 이야기도 많다.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어도 실제 식감이나 향 차이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에는 소포장 제품으로 테스트해보아야 실패 확률이 적다. 또한 한국쌀처럼 너무 많은 물을 넣으면 질어질 수 있어서 물 양을 조금 조절하는 것이 좋았다.

마무리
처음에는 무조건 한국쌀만 찾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야끼바리쌀도 괜찮다는 말에 야끼바리쌀만 먹다가 선물받았던 ST25 쌀의 현지 쌀 특유의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에 너무 맞아 지금 집에서 주로 먹는 쌀이 ST25품종이다. 베트남에 오래 살다 보면 의외로 베트남쌀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한국쌀만 찾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볶음밥이나 덮밥류에는 오히려 베트남쌀이 더 잘 어울린다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볶음밥은 알이 흩어지는 장립종 특성 덕분에 훨씬 고슬고슬하게 만들어진다. 반대로 김밥이나 주먹밥처럼 찰기가 필요한 음식은 한국쌀 비율을 높이는 편이 잘 맞는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못하고 있지만 현지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요리별로 쌀을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도 꽤 있다. 매일 한국쌀만 고집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섞어 먹거나 메뉴별로 나누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 생활을 하다 보면 입맛 자체가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향도 익숙해지고, 가볍게 넘어가는 장립종 식감이 오히려 더운 날씨와 잘 어울린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베트남 쌀은 단순히 “한국쌀과 다른 쌀”이라기보다, 현지 기후와 음식 문화에 맞춰 발전한 식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여러 종류를 먹어보며 자기 입맛에 맞는 쌀을 찾는 과정 자체가 베트남 생활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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